2007년 8월 9일 목요일

양신규 교수님의 글

정치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도 없고, 존경도 없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지만,

간혹 이런 생각하게 하는 글이 있어서 읽어보고는 합니다.

물론 양신규 교수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는 아니지만, 읽어볼만 하네요.

이 글의 원문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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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279 날짜 1998년 11월 91일 55시 44분
이름 양신규(skyang) 조회수 3
제목 우파혁명가 떨어지다: The Fall of Newt Gingrich


나의 1994 년 글 깅그리치 vs. 클린튼 을 기억하는 사람은 내가 클린튼만이 아니라 뉴트 깅그리치에도 깊은 존경심과 애정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있을 것이다.(이걸 또 미국 편향이라고 왜곡하는 조선일보나 문XX 같은 중상모략군이 있을까봐 미리 말하면; 난 그들보다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씨를 더 존경하니깐 씰데없는 걸로 뒤에서 씹고 다니지 말기 바란다. 이씨 조선은 원균같은 중상모략군들 땜에 망했고, 남한이 망하면 조선일보, 문XX, 이XX, 박XX 같은 좀생이 중상모략군 들 땜에 망할 것이다. 고런 모략군들을 제어하는 방부제로 옮겨놓은 글이 저 아래 딴지일보의 글이다.)

내가 깅그리치나 빌 클린튼을 존경하는 이유는 세 가지, 하나는 자신의 철학적 정치적 노선에 대해 진지하고 정직하다는 점이고, 다른 한가지는 그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실제적 정치 프로세스에서 승리할 수 있는 현실적 능력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깡촌의 노동계급출신의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주제에 어렸을 때부터 가슴에 가공할 만한 야망을 품고, 어느 경우에도 그 야망을 버리지 않고 결국 성취해낸 뛰어난 능력과 그 굳건한 의지 때문이다. 아마 우리나라 삼김씨를 비롯해서 세계적으로 위대한 정치 지도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강점일 것이다.

신자유주의 정치운동의 영웅 뉴트 깅그리치가 주적으로 삼은 대상은 역사적 사명을 다하고 사라져가는 관료주의 국가체제다.

20세기 전반에 대공황과 두 차례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소유-경영 일체의 자본가 계급은(아담스미스와 마르크스의 분석대상인 자본가 계급으로 우리나라의 재벌 가족에 해당함) 정치경제 영역에서의 권력을 상실한다. 생산대중과 연합해 이들을 몰아내고 새롭게 정치경제의 권력을 장악한 세력이 바로 관료적 파워엘리뜨 계층이다. 소련의 볼세비키 체제, 중국 일당독재체제, 미국의 뉴딜체제, 일본의 관료주의 체제, 유럽의 코포러티즘 (사민주의 체제)의 일관된 공통점은 바로 이 관료적 지배질서이다.

이 쇠창살 (iron cage) 관료 체제의 등장을 제대로 예언한 사람이 이십세기 초의 막스 베버이고; 19세기자본가계급위주의 자유방임경제체제에서 20세기 관료적 지배로의 전이과정을 알아챈 사람이 금세기 중반의 폴라니 이며; 부패해 가는 이 체제의 문제점을 알아챈 사람이 역시 금세기 중반의 C. 라이트 밀즈이다.

이 관료주의 국가체제는 1930년대의 대공황과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이전의 모든 전근대적 근대적 국가체제를 완벽하게 대치한다. 이 새로운 현대 관료주의적 국가체제는 이전의 영국식 자유방임적 국가체제; 프랑스식 보나빠띠즘식 국가체제; 독일, 일본, 이탈리아의 파시즘적 국가 체제를 차례로 무너뜨리고 세계를 전일적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연관된 얘기로 독일, 일본, 남한의 파시즘과 재벌과의 관계에 대한 간단한 노트가 다음에 올라온다. )

아무튼, 경제적으로는 테일러-포디즘에 기반하고 정치적으로는 관료주의에 기반한 관료국가체제는 파시즘이라는 참혹한 종말적 범죄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위업을 달성하지만, 인류의 공적인 파시즘을 무너뜨리자 마자 곧 부패의 길로 들어선다. 소위 자본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이라고 억지로 가공의 적을 만들어내어 전국민을 공포 속으로, 세계를 핵전쟁의 위협에 몰아넣는다. 서방에서는 매카시적 반공주의의 광풍이 소련과 중국 등의 블록에서는 반자유주의적 광풍이 불어 양측모두 반인류적인 제국주의적 범죄와 타락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서방은 국가 개입의 케인즈주의로, 동구권에서는 스탈린의 일국 사회주의론으로 이론적 무기를 삼고 세계 민중을 죽음의 공포 바로 앞으로 몰아세운다.

한국 전쟁과 월남전은 바로 이렇게 타락해가는 냉전하의 관료 국가체제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노정한 사건이다. 그 이후 계속되는 박정희 지원, 전두환 지원 등을 통해 미국의 관료국가의 반동성은 한반도에서도 지속적으로 노정된다. 언젠가 모든 먼지가 걷히면 한국전쟁과 광주학살에 대한 배상을 미국 정부로 부터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 반인류적 범죄에 대한 책임과 배상은 천년이 지난 다음에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 케네디-존슨-닉슨 행정부와 군산복합체를 상대로한 미국 학생들의 월남전 반전운동은 바로 지구 구하기 독수리 오형제적인 영웅적인 투쟁이었다. 이 반전운동과 궤를 같이한 유럽의 학생운동 역시 그 빛나는 성과를 물려 받아야 마땅하다. 물론 1980년대 한반도에서의 미 제국주의에 대한 투쟁 또한, 제국주의적 관료국가에 대한 반미운동으로 영웅적 투쟁으로 정당하게 역사적 업적을 인정받아야 한다. (북한은 그냥 넘어가자. 잘못말했다가 조선일보나 문XX에게 꼬뚜리 잡힐 테니...)

이 지구를 구하는 대투쟁의 선봉에 섰던 세대 (미국의 빌 클린튼, 앨 고어, 영국의 토니 블레어, 프랑스의 조스팽, 독일의 슈뢰더, 애고 이탈리아는 그 누구냐. . .) 가 40-50 대가 되어서 세계 정치의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고 전지구적인 민주화투쟁 세대의 정당한 권력 쟁취과정으로 읽어줘야 한다.

부패한 관료국가체제의 종말기에 대담하게 끼어들어 영광을 나꿔채려던 세력이 바로 신자유주의 정치 동맹이다. 정치적으로는 소위 경제적 보수주의와 사회적 도덕주의의 결합이고, 계급적으로는 관료들과 전문경영자들에게 권력을 상실한 대자본가, 중소자본가 계급과 새로운 지식노동자 상층의 연합체인 이 신자유주의는 바로 케인즈와 스탈린 체제를 동시에 전면적으로 부정하며 1980 년부터 세계를 풍미한다.

이 신자유주의 정치운동의 영웅들이 바로 마아가렛 대처, 헬무트 콜, 뉴트 깅그리치이다. 그들의 이론적 지주는 물론 1960년대 이후 줄기찬 이론적 투쟁을 해온 밀튼 프리드만, 게리 베커, 밥 루카스 등의 노벨상급의 시카고학파 경제학자들이다. 신자유주의 정치운동은 18세기 부르조아 자유주의 정치운동과 같은 것이다. 노동계급이 서방에서건 동방에서건 관료국가체제의 포로가 되어 냉전논리로 내몰리고 있을 때, 이들 대자본가, 중소자본가, 상층지식노동자들은 반케인지안적 반스탈린적 자세를 선명하게 견지하고 전지구적인 해방운동에 나서는 것이다.

마치 18세기 부르조아들이 생산대중과 연대하여 생산력과 인간의 자유를 중세적 속박에서 해방시키는 선도에 나서듯이, 신자유주의동맹의 자본가와 상층지식노동자 연합은 관료주의적 거미줄에 걸려 헤메는 손노동계층과는 달리 이 거미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새롭게 광범하게 성장하는 지식노동자를 동원 신자유주의적 혁명을 이루어 낸다.

신자유주의적 정치 강령을 가장 선명하게 엮어낸 이가 바로 뉴트 깅그리치이다. 그의1994 년 소위 공화당 혁명의 '미국과의 계약'(Contract of America)이야말로 신자유주의적 정치운동의 압권이고, 그는 40 년 만에 상하 양원을 공화당이 장악하는 대사건의 주역이 된다.

노동계급과 좌파세력이 스탈린주의와 케인지안적 냉전적 사고에서 헤메는 동안 대신 진보적 입장에 서왔던 신자유주의가 이제 그 역사적 사명을 다하고 다시 진보세력에게게 세계적 패권을 서서히 넘겨주고 있다. 독일의 지난달 총선에서의 사회당 집권과 이번달 미국 총선후 뉴트 깅그리치의 사임은 이 전지구적 권력이동을 상징하는 멋진 사건이다.

나의 영웅 우파 혁명가 뉴트 깅그리치여, 편히 쉬기를. 그대는 위대한 인생을 살았다. 그대는 자본가를 동원 혁명을 성공시켰으나, 생산대중이 요구하는 진짜 진보의 방향을 읽지 못해서 클린튼-고어 에게 질 수 밖에 없었다.

한국은 어디 뉴트 깅그리치같은 우파 혁명가 없나? 재벌-관료 연합의 체제를 쓸어버릴 대담한 혁명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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